시민의「만(滿)」

부천시민의 시선으로 10,000시간의 문화예술경험을 이야기하는 '시민의「만(滿)」'입니다.

자연과 공존하는 풍요로운 미래 도시를 상상합니다.

글│정문기(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도시 숲에서 아이 키우기’ 저자) · 2020-06-30

인간은 자연에 포함된 생명체입니다. 하지만 도시에 살다 보면 자연이 인간의 삶에 포함된 물건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진정한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이 부족합니다. 도시에선 곤충을 벌레라고 부릅니다. 땅은 지저분하다고 합니다. 자연에 대한 부족한 경험은 세상을 왜곡하거나 편향적으로 바라보게 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세상의 모습을 알기 위해 자연에 대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부천방과후숲학교(이하 숲학교)’는 아이들 마음에 자연의 씨앗을 심어 올바른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아이들에게 온전한 자연을 더 자주 더 많이 선물하고 싶어 2014년에 시작했습니다.

자연을 잘 알려면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려면 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자연을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 숲, 자유, 존중 3가지 키워드로 숲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째, ‘숲’에서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 더 많이 경험해야 하는 것은 도시가 아닌 자연이어야 합니다. 자연이 주는 다양성과 건강함을 느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자유’입니다. 도시의 문화적 틀로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연의 흐름대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합니다.

세 번째는 ‘존중’입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나, 타인, 자연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자기 자신과 친구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존중합니다. 흙을 만지고 나무에 오르고 바위에서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산비탈을 기어오르고 풀을 맛보고 곤충과 만나고 열매를 따 먹습니다. 비탈길을 뛰어다니고 큰소리로 외칩니다. 숲, 자유, 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자신의 손길로 자신의 발자국으로 숲에서 자유롭게 놀이를 하며 자연을 통해 스스로의 자연스러운 삶을 배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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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하인츠 가이슬러의 책 ‘시간’에서 ‘빠름만이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곳에서 느림은 경시된다. 속도는 창조력이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파괴하는 폭력이 된다. 우리 사회에 점점 가속이 붙으면서 세심함, 부드러움, 사려 깊음, 생각, 그리고 다른 많은 것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인류가 지금과 같이 빠르게 지구의 자원을 사용한다면 잃어버릴 것이 더 많을 것입니다. 미래의 인류는 소수의 사람만 화성으로 이주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연에 대해 세심하고 부드럽고 사려 깊게 생각한다면 미래에 인류는 자연과 공존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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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도시는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집안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을 사랑으로 키우는 것처럼 집 밖의 자연에도 애정을 가지고 가꾸고 보살피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다양한 생명체는 조화롭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동식물에 대한 생명 존중을 바탕으로 관리되는 도시의 생태 시스템은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아침에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기분 좋게 잠에서 깨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도 건강한 가로수로 그늘이 드리워진 길들은 맑은 공기와 그늘을 제공해 계속 걷고 싶을 겁니다. 저녁에 시원한 바람과 자장가 같은 곤충들의 노랫소리에 편안히 잠이 드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자신과 닮지 않은 사람과 어울리고, 자신과 다른 사고와 행동을 수용함으로써 얻는 가치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부족하다. 이렇게 이루어진 소통은 항상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으며, 특히 오늘날에는 더욱더 그러하다.”라고 존 스튜어트 밀은 다양성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류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 시점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이대로 살면 괜찮은가?’ 자연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도시만의 편향된 삶을 살 때 인류는 진보가 아닌 퇴보의 길을 가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도시가 만들어지려면 자연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하려면 관심이 필요하고 관심을 가지려면 좋은 만남이 필요합니다. 좋은 만남은 좋은 경험의 느낌입니다.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에서 좋은 경험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필수적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서 성인도 정기적으로 휴식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자연에 대한 좋은 경험을 공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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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흐름은 빠르지 않습니다. 도시의 변화 속도에 맞춰갈 수도 맞추려 하지도 않습니다.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볼 수 있을 때 자연의 작은 변화의 흐름이 보일 것입니다. 자연의 속도에 도시의 속도를 맞춰 나갈 때 다양성은 풍부해지고 도시와 자연은 공존하며 인류는 마음의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에 살다 보면 바쁘고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추고 가까운 자연으로 천천히 들어가 자신의 가치를 생각하며 다시 출발할 힘을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마음 깊이 바랍니다.

* 글 │ 정문기(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도시 숲에서 아이 키우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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