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만(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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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신문 기자,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글 | 전명희(‘희망이 샘솟는 마을라디오’ 방송인, ‘희망이 샘솟는 마을신문’ 기자) · 2020-05-28

지인 따라 마을신문 활동을 하면서 가장 먼저 쓴 글은 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종류로 따지면 수필, 그중에서도 산행기를 쓴 것이니 기행문쯤 될까.

“안될 거 같아요. 마을신문에 이런 글은 좀...”

담당자에게 이런 말을 듣거나 다른 기사를 준비해야 했다면 지금처럼 신명 나게 활동할 수 있었을까? 감사하게도 간결한 정보를 제공하는 마을신문에 어울리지 않는 첫 글을, 《희망이 샘솟는 마을신문》은 너른 품으로 기꺼이 받아 주었다.

3년 전 나는 마을신문 기자이기에 앞서 부천에 사는 별 볼 일 없는 한 시민이었다. 모임이라곤 미술 동아리 하나 몇 년째 겨우 이어가는 것을 빼면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고립된 시민. 유일한 동아리 모임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내 안의 숱한 이기심과 번민을 감당하기에도 버거웠다.

나를 이웃들이 있는 더 큰 세상으로 이끌고 부질없이 좌절하고 낭비했던 에너지를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도록 인도한 이웃 덕분에 살면서 한 번도 탐구해보지 않은 봉사와 마을 활동이라는 영역에 눈을 떴다.

봉사는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지속하기 위해선 자신의 관심과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학창 시절 문학소녀라 누가 알아주지 않았지만, 항상 스스로 그 부류에 속했다고 생각했는데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 좋은 신문을 위한 기획 회의를 하고 이웃분들을 찾아가 스스럼없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막연히 잠자던 내 안의 소통 아우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내가 아닌 타자에게로 마음을 돌리자 이웃들의 인생과 철학, 삶의 무게감과 존재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공허한 내 삶과 마주치는 순간에도 이웃들을 향한 마음은 그대로 내 삶의 자극과 버팀이 되었다.

《희망이 샘솟는 마을신문》은 오정, 원종 1, 2동 주민들의 사는 이야기, 생활 정보를 알리는 마을신문으로 석 달에 한번 나온다. 10년 이상의 연륜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매일매일 매체를 통해 각종 뉴스나 정보를 접하는데 굳이 돈을 들여 마을신문을 만드는가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뉴스는 많지만, 우리 마을 바로 지금 내가 필요한 곳의 정보나 내가 만나는 이웃들의 정겨운 삶이 그대로 반영된 기사는 흔치 않다. 참여하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객관성으로 마을과 세상의 소식을 기록하고 펼칠 수 있는 마당은 더욱더 흔치 않다. 내 주변의 이웃들이 익명성으로 뭉쳐 있을 때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알려지고 열리고, 소통하게 된다면 내가 사는 동네가 점점 편해지지 않을까?

마을신문을 하면서 마을라디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각별하다. 올해 시즌3를 진행하는 ‘희망이 샘솟는 마을라디오’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네 개의 각기 다른 컨텐츠가 업로드되는데, 내가 맡은 제목은 <능소화의 만나보고서>다. 10년 이상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며 마을분들에게 모범과 좋은 에너지들을 주시는 분들로 선정하는데 바램이라면 마을분들 모두를 방송에서 만나보는 것이다. “내 얘기 책으로 쓰면 소설 몇 권 분량은 될 걸~”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도 자주 읊조리는 이 클래식한 타령 속 진심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영상을 기획하고 스스로의 메시지를 창조해내는 유튜브라는 세상이 열렸다. 자기만의 관심분야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미하여 대중들을 끌어들인다. 그 50만, 100만이 넘는 구독자들과의 상호연대감이 마을에서 실현된다면 어떨까. 코로나 19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위주로 활동했던 이들도 각종 매체나 미디어에 귀를 열어놓는다. 내 얘기 하느라 다른 분들 얘기에 귀기울이지 못했던 미흡한 초보시절이 얼추 지났다 할까, 이젠 원없이 이웃분들 사연을 들려드리고 싶다.

‘희망이 샘솟는 마을라디오’ 듣기

* 글 │ 전명희(‘희망이 샘솟는 마을라디오’ 방송인, ‘희망이 샘솟는 마을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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