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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만(滿)」

부천시민의 시선으로 10,000시간의 문화예술경험을 이야기하는 '시민의「만(滿)」'입니다.

장애인에게는 기회를 문화에는 다양성을 사회에는 포용을

전영은(가톨릭대학교 동아리 ‘인액터스’ I AM A 프로젝트 팀장)

동등한 문화인

I AM A의 시작은 우연히 기회가 되어 참여했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을 위한 예술포럼에서부터였다. 그곳에는 예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가득한 많은 장애인 예술가들이 있었고 포럼에 참석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그 열정에 동참하고 함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장애 예술가들이 예술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해하는 모습, 예술 관련 사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장애인, 장애 예술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는지 깨달았다.

우리가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했다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고려했다면 이런 포럼을 만들어 장애와 비장애의 공존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문화인이 될 수는 없을까?

이렇게 시작한 I AM A 프로젝트의 처음은 ‘농인과 마임’이었다.

청각장애인 중에서도 수어를 언어로 사용하며 농문화를 형성하는 농인과 소리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이루어진 마임 연극. 농인이 그 마임의 주체로서 장벽 없이 참여하는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우리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이 프로젝트를 원하는지, 그들에게 필요한 활동인지 알고 싶었다.우리는 부천 수어통역센터, 부천 인근 농인교회 등에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었다.

“마임을 배우고 싶어도 제약이 많으므로 힘들었다. 농인을 위한 마임 프로그램이 나오면 농인과 마임이 잘 맞기 때문에 좋을 것 같다”라는 한 농인분의 말에 우리의 의문과 불안이 해소되었고, 우리는 드디어 농인을 위한 마임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마임 교육, 첫 공연

마임에 대해 더 알기 위해 공연을 보러 다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전문 마임연기자 ‘류성국’님과 뜻이 맞아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는 행운도 있었다. 류성국님께 직접 마임 교육을 받아보면서 농인을 위한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함께 의논하였다.

10월 어느 날 시작된 첫 마임 교육은 어색한 공기 속에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교육을 해주신 마임연기자도, 교육을 받는 교육생들도, 그리고 우리도 모두 밝은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이어갔다. 서툰 수어로, 때론 손글씨로 대화를 시도하고 함께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의 마임 교육 후 2019년 12월 30일 늦은 8시, 몸으로 말하는 사람들 첫 번째 공연을 올렸다. 농인분들의 지인들, 그리고 우리의 적극적인 홍보로 꽤 많은 분이 공연에 함께 해주셨다. 공연은 최소한의 소리를 사용하는 고요한 공연으로 진행되었지만, 소리가 없이 몸짓만으로도 우리는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농인분들의 활짝 웃는 표정과 맞잡은 두 손이 생각난다. 수료증을 손에 들고 뿌듯한 얼굴로 우리를 보며 함께 사진 찍자고 무대 위로 손짓하던 모습까지도.


우리가 함께 채워갈 I AM A [        ]

무대 위에 선 농인들은 비장애인과 다를 것이 전혀 없는 동등한 문화인이었다. 우린 무대 위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됨을 느꼈고 함께 빛났다. 예술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지극히 추상적이라고만 생각했던 예술이 지닌 포용력이었다.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아도 우리를 막았던 장벽을 허물 수 있었다.

포용의 예술이 지닌 가치와 가능성을 우리는 꽤 오래 마음에 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문화인이 되는 사회를 위해 우리의 자리에서 더 노력하기를 다짐하며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비록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 글 │ 전영은(가톨릭대학교 동아리 ‘인액터스’ I AM A 프로젝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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