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만(滿)」

부천시민의 시선으로 10,000시간의 문화예술경험을 이야기하는 '시민의「만(滿)」'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찾은 재미, 팟캐스트 ‘부천오원소’

글 | 한준탁(부천마을미디어팀 “오원소” 팀원) · 2020-02-28

“근회야 형이랑 재미있는 것 하나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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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민미디어센터’의 마을미디어 사업에 지원했을 때 나는 망한 상태였다. 글자 그대로 망해있었다. 하던 장사는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떨어지고 매장은 내놓은 상태였고 통장은 ‘텅장’이 되어 대출 이자 갚기도 버거워 매월 말일이 두려운 상황이었다. 돈 걱정에 하루하루 지쳐갈 때 아이러니하게도 ‘재미있는 게’ 하고 싶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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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팟캐스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주제로 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사는 이곳, 부천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지금 함께 진행 하고 있는 근회를 만나 기획안을 보여주며 콘셉트를 설명하고 마을미디어에 지원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대면심사를 보았다.

대면심사 하던 날을 떠올려 보면 참 뻔뻔했었다. “여기서 떨어트리면 개인채널로 하면 되지, 우리 떨어트리면 당신들 손해야”라는 아주 거만하고 오만한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갔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 우리는 선정되었고 몇 번의 교육을 거치고 녹음에 들어갔다.

첫 주에 3회분을 녹음하고 담당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고 미리 계획했었던 여행을 다녀왔다. 방송이 업로드됐고 여행을 마치고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담당 선생님과 통화를 했는데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모두가 놀랐다. 높은 조회 수에 한번 놀라고 댓글 게시판을 보고 두 번 놀랐다.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근회에게 소식을 전했고 그다음 방송부터는 아주 둘 다 신이 나서 진행했다. 우리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에 치어 지쳐가던 근회와 어떤 의욕도 없던 나는 녹음실에만 가면 놀이터에 온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녹음을 했다. 반응은 점점 좋아졌고 조회 수도 늘어갔다.

그렇게 방송을 하던 중 문득 “부천에 사는 청년으로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해야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네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중의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부천 ‘인권 조례안’에 관련된 방송이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이란주 대표님을 모시고 인권에 관한 이야기와 당시 논란이었던 인권 조례안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재미로 시작한 방송이 이제는 ‘인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방송이 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런 주제들을 이야기하려고 하니 취재를 하게 되고, 취재를 하니 그 전보다 부천이라는 도시에 더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의 삶에 지쳐 재미를 찾아 방송을 시작한 내가 이제는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

부천 마을미디어 ‘부천오원소’는 오정의 ‘오’, 원미의 ‘원’, 소사의 ‘소’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부천의 청년들이 부천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우리의 시선에서 즐겁게 전하려고 만든 방송이다. 재미로 시작한 방송이 상도 받고 지역 대표로 ‘경기 마을미디어 축제’에서 공개방송도 진행하고 지금은 공중파 라디오에도 출연하게 됐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최악의 상황에서 부천 마을미디어 사업에 선정되었고 이 방송이 내 삶을 긍정적인 곳으로 이끌어주었다. 망해가던 매장은 다른 주인을 찾았고, 나는 새로운 곳에 취업하였다. 근회와 나는 항상 이야기한다. 재미가 없어지면 이 방송 그만두자고, 재미와 정보를 7:3으로 잘 섞어서 만들자고, 지금까지고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오원소는 나에게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재미있는 놀이터를 잘 만들고 누구나 와서 뛰어놀 수 있는 더 커다란 놀이터로 만들 것이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해야 하는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놀이터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언제든지 놀러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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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마을미디어 콘텐츠는 팟빵과 유튜브에서 감상 가능합니다.
팟빵 ‘부천마을미디어’ 채널 : http://www.podbbang.com/ch/12725
유튜브 ‘부천시민미디어센터’ 채널 : https://www.youtube.com/bcmc8150

부천마을미디어팀으로 활동할 신규단체를 모집합니다.
1) 모집기간 : 3.2 ~ 3.20 (금) 18시
2) 모집대상 : 경기도 소재 활동을 하는 3인 이상 단체 및 모임
※ 단체 구성원 전원이 부천시민일 경우 가산점 부여
3) 지원내용
○ 단체별 최대 300만원 제작지원
○ 단체별 맞춤형 교육 지원(신규단체 최대 12회, 기존 활동단체 최대 8회)
○ 마을미디어 장비 및 공간지원
○ 사업 종료 시까지 미디어서버 지원(팟빵, 유튜브 등 시민미디어센터 콘텐츠 플랫폼)
○ 전문가 및 시민모니터링 제공
4) 신청방법 : 부천시민미디어센터 홈페이지(www.bcmc.kr)에서 제출양식 확인 후
이메일 접수(thebcmc@naver.com)

* 글 │ 한준탁(부천마을미디어팀 “오원소”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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