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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활동가 및 예술기관 관계자로부터 부천의 문화예술정책 이슈 및 방향성을 듣는 'FOUCS'입니다.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하는 문화도시, 부천

글 │ 김기석(부천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부장) · 2020-01-31

최근 몇 년 동안 ‘문화도시’는 지역문화 영역에서 가장 핫한 용어 중 하나다. 지난 12월 30일 전국 7개 도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는 실제적인 진행 상황이 있으면서 관심은 더 증폭되는 듯하다. 그러나 문화도시를 ‘지정’이라는 현황만 놓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문화도시의 본연의 가치가 ‘지정’이라는 장막으로 가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는 지정 준비에만 2년이 필요한 과정 중심의 사업이다. 실소요 기간이 그러하니, 사전에 진행해온 기반조성 활동까지 고려하면 해당 지역의 문화도시에 대한 다양한 주체들과의 고민의 양적 축적이 적지 않다. 이 고민의 축적은 문화도시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된다.

그렇기에 문화도시는 지역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문화적 자원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무엇을 우리의 자원으로 볼 것인지를 도시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집단 구성원의 공통적인 특성을 확인하는 빅데이터적 자료 뿐 아니라 그간 주목하지 않았던 스몰데이터(small data)의 가치를 확인하게 된다. 시민들의 체감은 집단의 공통적 성향에서가 아닌 사소할 수 있는 개개인의 삶의 패턴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실효적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너라는 별~’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노랫말처럼 그간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쉽게 지나친 것을 다시 볼 수 있는 ‘너라는 별’과 같은 스몰데이터형 활동이 문화도시를 통해 구현될 것이다.

또한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도시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전략을 마련 중이다. 많은 도시들은 그 도시의 활용성에 있어서 인적, 공간적 편중성이 높은 편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분포만 보더라도 기존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 참여하는 경향성이 뚜렷하고 새롭게 진입하는 것은 그리 용이하지 않다. ‘공간’ 측면에서도 각종 문화적 활동은 대표적인 공간과 권역을 중심으로 발신하고, 향유되는 경향이 많다. 효율성과 효과성의 논리가 우선되기도 하고, 사소한 것일 수 있는 사항에 대한 제도적, 환경적 여건을 개선하는 세심함이 부족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이 문화적 권리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도시 곳곳이 적정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도시 사업은 단순한 정부 지원금을 받는 공모사업이 아니다. 지역문화를 새롭게 혁신하는 시작점이 되어야 할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정책 사업이다. 그렇기에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단기 변화에 주목하기보다 시민들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 문화 주체들이 함께 그리는 도시의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도시를 고민하는 크고, 작은 대화 테이블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지금 해야 할 것과 단계적으로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늠하고, 또 진행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 의미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들이 마련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시민이 만들어가는 문화도시를 위해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민 주도형 사업이 확대된다. 시민들이 직접 제안하고 실행하는 ‘시민기획프로젝트’를 비롯해 ‘시민참여형 공공디자인’, ‘시민탐사단’ 등이다. 또한 부천은 작년 7월 행정체계 개편으로 10개 광역동 체제로 변화됨에 따라 주민들이 주도하는 행정복지센터별 특성화 사업을 발굴, 지원하는 ‘특화 문화마을 사업’ 도 추진을 준비 중이다.

문화도시 지정은 결승선을 통과한 것이 아닌 또 다른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심과 과정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고, 문화도시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러 문화 주체들이 도시가 지향하는 ‘문화도시’의 개념과 추구하는 상에 대해 협의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문화도시는 좁은 의미의 문화 활동의 활성화를 넘어 도시 자체의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복합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축적된다면 사소한 것도 사소하지 않게 만드는 마법 같은 문화도시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스몰데이터는 개인의 취향이나 필요, 생활 양식 등 사소한 행동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말한다. 개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정확한 추리를 해내는 명탐정 셜록 홈스는 뛰어난 스몰데이터 분석가라고 할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 용어사전)

* 글 │ 김기석(부천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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