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국내외 문화예술계 전반 정책적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칼럼'입니다.

미래 사회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글 │ 성지은(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2020-01-30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인 네오가 하는 대사가 있다. “미래, 나는 모른다. 이 미래가 어떻게 끝날지 관심이 없다. 다만 나는 이 미래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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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 포스터 [사진출처-네이버영화]

그동안 많은 미래학자들은 앞으로의 사회를 전망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기술 주도의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 관점에서 많이 논의해 왔다. 마천루 사이로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안드로이드 로봇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유토피아 관점이거나 인간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시스템에 의해 통제되어 결국 인류가 멸망하는 기술 디스토로피아 관점이 주였다.

그러나 영화 매트릭스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누구나 될 수 있고 나 스스로가 그 주체임을 깨닫는 자각의 용기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미래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이 순간 내 믿음과 행동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치와 비전을 가진 리더를 넘어 더불어 할 우리를 만들어내고, 먼 미래의 청사진이 아닌 하루하루 경험하고 생활하는 일상에서의 실천적 변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리빙랩 활동은 정부나 일부 소수의 전문가에 의해 미래 사회를 이끄는 것이 아닌 민·산·학·연·관 등 관련 주체의 연계·협력을 통해 미래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 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미래 사회에 대한 방향 정립부터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실천적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당사자나 이해 주체들이 다 함께 모여 다양한 탐색과 실험을 하는 것이다. 리빙랩의 활동 또한 기존 방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R&D·기술·산업, 보건·의료·복지·돌봄, 에너지·환경, 교육, 사회·교통·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리빙랩은 기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실험을 강조한다. 사용자와 이해관계자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을 대상으로 개방형·참여형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을 촉진한다. 시민과 이해당사자, 기업, 전문기관, 지자체가 함께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을 탐색하고 실험해 나가는 것이다.

리빙랩 관점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가능하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시민의 삶을 담는 도시’, ‘살아있는 실험실로서의 도시’, ‘참여를 통해 미래 사회의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가 그 예이다. 암스테르담, 헬싱키, 바르셀로나 등 혁신적으로 앞서가는 도시에서도 민·산·학·연·관의 협력모델, 시민참여 및 당사자 주도의 혁신방식으로 리빙랩을 통해 새로운 사회 경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추진하는 Share-North(Shared Mobility Solutions for a Liveable and Low-Carbon North Sea Region) 프로젝트는 이러한 접근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북해지역 도시들이 지속가능한 교통시스템 구현이라는 전망을 가지고 리빙랩 방식으로 수행하는 승차공유 실험이다. 여기에는 지자체와 연구기관, 차량공유 서비스 공급자, 시민사회 단체, 택시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교통시스템의 미래, 자동차·자전거 공유방식, 부동산 문제, 장애인 이동, 사회통합, 농촌 이동문제, 이동산업 발전까지를 전망에 넣으면서 도시별로 실험을 하고 있다. 시민의 관점, 에너지 전환의 관점, 환경보호의 관점, 택시산업의 관점, 공유서비스 기업의 관점이 섞이면서 지속 가능한 교통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당면한 보건·의료·복지, 쓰레기, 교통, 에너지 등 다양한 사회문제는 중앙정부·지자체·공공기관으로 대표되는 정부, 영리기업·사회적기업으로 대표되는 기업,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역할과 함께 관련 주체 간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정부의 경우,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던지고 사회적 합의를 모아가는 전환가적 리더십 발휘와 함께 민간 부문의 자율성과 혁신성, 참여성과 공동체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신산업 창출,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 등 전통적인 경제적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난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실현하는데 앞장설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별 상황에 맞는 이동수단, 니즈에 맞춘 다양한 주거형태 등 고령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수요를 실험하고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새로운 산업창출은 물론 공공서비스 혁신과 비용절감 등 사회적 역할까지 담당하는 활동 주체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사회의 구성원이자 현장·생활의 주체로 있는 시민, 당사자, 사용자, 소비자의 역량 제고와 함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가 여러 사회 영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사회·현장에 있는 최종 사용자, 당사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 없이는 이뤄내기가 어렵다.

미래 사회를 어떻게 꿈꾸든 우리는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삶’이라는 부르는 이 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가는 우리한테 달려 있다. 매일 우리가 선택하는 길이 모여 미래 사회를 결정한다. 그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다만 그 시작은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빙랩이란?
리빙랩은 MIT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살아있는 실험실’, ‘일상생활 실험실’, ‘우리마을 실험실’ 등으로 해석되며, 사용자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을 말한다. MIT 교수는 2004년 특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해당 아파트 거주민 행동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플레이스 랩(PlaceLab)’이란 최초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시연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리빙랩 - IT로 해결하는 사회문제 (용어로 보는 IT, 이지영)

* 글 │ 성지은(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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