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국내외 문화예술계 전반 정책적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칼럼'입니다.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글 │ 송미선(문화기획자) · 2019-11-01

‘예술이 나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를 생각해보았다.

지금은 예술이 나의 직업이 된 것 같다. 된 것 같다’ 는 의미는 아직 길을 헤매고 있어 예술이 직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어렸을 때 무용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했다. 당연하게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을 갔고 점차 예술은 나에게 학업이 되었다. 영국 유학 시절엔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라 심심하면 드나들었으며, 저렴한 공연 티켓을 찾아서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즐겨 봤다. 예술은 나의 취미이자 학업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예술기관에 취직했고, 곧 예술은 나에게 직업이 되었다. 직업이 된 예술은 더는 즐겁지 않았다. 공연을 보고 평가를 해야 하고, 보고 싶지 않은 공연을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 퇴사를 하고 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잠시 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예술 현장을 찾고 우리의 예술을 알리고자 노력하며 나에게 있어 예술이 어떤 ‘전환점'이 될지 탐색하고 있다.

캐나다에 오기 전엔 이곳이 이렇게 큰 대륙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다. 나는 캐나다의 주요한 지역을 꼽아 탐방하기 시작했다. 그중 페스티벌이 많이 펼쳐지는 지역은 앨버타주(Alberta)이며 특히 주도인 에드먼턴(Edmonton)으로 한 해에 60여 개의 페스티벌이 열린다.

에드먼턴 거리예술 축제의 예술감독 셜리 스위쳐(Shelly Switzer)씨를 9월에 축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축제는 거리예술축제로는 북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축제로,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셜리 예술감독은 이 축제 조직에서 31년째 일을 하는 축제의 산증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처음 11년은 자원봉사 매니저로, 그리고 20년째 예술감독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인생의 반을 이 축제와 함께한 것이다. 그녀는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들과 맺어온 유대관계에 관해 이야기해주었다.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 중 하나는 자원봉사자이며, 매년 2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축제를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10년 이상 참가한 사람들이고 그중 가장 오래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무려 28년째 한 해도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 28년간 매년 참가한 페이스 페인터와 아이스크림 판매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축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들에 대해 감사 인사와 함께 이름이 언급되어 있다. 축제 조직이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캐나다 예술계에선 디지털 전략 기금(Digital Strategy Fund)도 이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2016년도부터 디지털 시대에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와 콘텐츠 공급 방식에 관한 논의, 관객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2017년엔 5년 장기 프로젝트인 디지털 전략 기금이 약 8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그리고 캐나다 예술위원회는 예술가와 예술단체가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고 사회 ·문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45개의 프로젝트에 6억 원 가량을 지원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기금에는 3가지 원칙이 있다. 협동과 파트너십, 네트워킹 중심으로 진행할 것, 지식과 결과, 아이디어, 프로젝트를 통해 얻는 내용을 공유할 것,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며 지속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것이다. 즉, 단순 기술을 접목한 예술작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지원해 예술계가 함께 디지털 미디어를 이해하고 이에 시민이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다. 예술이 개인과 지역 사회를 바꾸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스스로 바뀌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글 │ 송미선(문화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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